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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속삭임/웨스터민스터 대요리문답 강해

[대요리문답 강해] 제194문: 제5간구 –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by 전가치 2026.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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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혜의 외적수단 - 주기도문 : 187-196문 ]

지난 시간에는 주기도문의 제4간구인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제193문)”를 통해, 우리의 육적 필요와 생사화복이 오직 하늘 아버지의 손길에 달려 있음을 인정하며 감사와 자족을 배우는 삶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주기도문의 제5간구인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기도는 육체의 양식보다 훨씬 더 시급하고 본질적인 ‘영혼의 양식’, 즉 죄 사함의 은혜와 복음적 관계 회복을 구하는 심오한 고백입니다. 대요리문답 제194문이 가르치는 죄의 무거움과 용서의 영광스러운 진리를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 제194문: 다섯 번째 간구에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기도합니까?

답변: 제 오 간구는「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에서, 우리와 다른 모든 사람들이 원죄와 본죄의 죄책을 지니어 하나님의 공의에 빚진자가 되었다는 것, 우리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그 빛을 조금도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우리는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하나님께서 거저 주시는 은혜로 말미암아, 믿음에 의하여 이해되고 적용된 그리스도의 순종과 만족을 통하여 우리를 죄의 죄책과 형벌에서 방면하시고 그의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를 받으시고, 그의 은총과 은혜를 우리에게 주시며, 우리들의 매일 범하는 실수를 용서하시고, 사죄의 확신을 매일 더욱더 주심으로써 우리를 화평과 기쁨으로 채우소서 하는 것이니 그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죄를 마음속에서 용서한다는 증거가 우리에게 있을 때 우리가 담대히 구하게 되고, 기대할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마 6:12, 롬 3:9∼22, 마 18:24∼25, 시 130:3∼4, 롬 3:24∼26, 히 9:22, 엡 1:67, 벧후 1:2, 호 14:2, 렘 14:7, 롬 15:13, 시 151:7∼10, 12, 눅 11:4, 마 6:14∼15)

1. 죄의 본질: "단순한 상처가 아닌, 갚을 수 없는 빚(부채)"

현대 사회는 죄를 단지 심리적 트라우마나 상처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과 개혁주의 신학은 죄를 ‘하나님의 공의에 진 갚을 수 없는 빚’으로 정의합니다.

  • 원죄(Original Sin)와 본죄(Actual Sin): 아담의 첫 범죄로 인한 죄책과 원래의 의의 상실, 전인격적 부패(원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행하거나(작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하지 않은(부작위) 모든 범죄(본죄)는 우리를 율법의 정죄 아래 놓이게 합니다.
  • 갚을 길 없는 자의 비참: 만 달란트 빚진 종(마 18장)처럼 인간은 스스로의 힘이나 선행, 고행으로는 하나님의 공의가 요구하는 법적 대가를 조금도 갚을 수 없습니다(롬 3:10-12).

2.  그리스도의 순종과 완전한 죄 사함

우리가 죄 사함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나의 뉘우침이나 열심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완벽한 속죄 공로입니다.

[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 ]
능동적 순종 (Active Obedience)
율법의 모든 요구를
완전하게 행하심
수동적 순종 (Passive Obedience)
십자가에서 형벌을 받으사
공의를 만족하심
▼ [ 죄책과 형벌로부터의 완전한 사면 ]
  • 죄책(Guilt)과 형벌(Punishment)의 사면: 그리스도인은 지옥 형벌뿐만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의 법적 정죄(죄책)로부터 구원받았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습니다(롬 8:1).

3.  이미 단번에 용서받았는데, 왜 매일 회개해야 하는가?

성도는 회심할 때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죄를 법적으로 사함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이 매일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라고 기도하라고 명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백하지 않은 죄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친교(Fellowship)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믿을 때 받는 용서가 ‘신분적/법정적 용서’라면, 매일의 회개는 ‘자녀로서 아버지와의 관계적/친교적 용서’입니다. 매일 지는 영적 먼지를 털어내고 회개할 때, 비로소 성도는 잃어버렸던 구원의 기쁨과 영적 평강, 죄 사함의 확신을 복원받게 됩니다(시 51:12).

4.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이 구절은 우리가 이웃을 용서하는 것이 하나님께 용서받는 '공로 조건'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용서는 내가 하나님의 거대한 은혜와 용서를 받은 자라는 확실한 '열매이자 증거'라는 뜻입니다.

  • 은혜의 원리: 일만 달란트(갚을 수 없는 빚)를 탕감받은 자만이 백 데나리온(이웃의 허물)을 탕감해 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진정으로 타인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 칼빈의 엄중한 경고:
  • "만일 우리 마음에 분노의 감정을 그대로 갖고 있고, 앙갚음을 생각하면서 이 간구를 드린다면, 이는 곧 하나님께서 우리 죄를 용서하지 말아 주십사 하고 구하는 것과 같다." (존 칼빈, 『기독교 강요』 3.20.45)

타인을 향한 마음속의 쓴 뿌리와 미움을 품은 채 드리는 기도는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는 위선이 됩니다. 용서는 신자의 마땅한 의무이자, 은혜받은 자의 가장 명확한 표식입니다.

[교훈과 적용] 은혜의 신자로 살아가는 실천

  1. 죄를 가볍게 여기는 시대에, 죄를 무겁게 인식하십시오:
    • 세상은 죄를 '실수'나 '취향'으로 포장하지만, 성도는 죄를 거룩하신 하나님을 대적하는 심각한 빚으로 여겨야 합니다. 날마다 내 안의 부패함을 말씀 앞에 비추어 보십시오.
  2. 날마다 회개함으로 평강의 기쁨을 누리십시오:
    • 숨겨둔 죄는 영혼을 병들게 합니다. 매일 밤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죄를 자백하고, 십자가의 피로 씻음받아 참된 기쁨과 자유를 회복하십시오.
  3. 나에게 상처 준 이웃을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십시오:
    • 용서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적 결단이자 복종입니다. 나 같은 죄인을 살리신 그리스도의 은혜를 묵상할 때, 비로소 상대를 향한 앙금을 내려놓고 용서할 수 있는 하늘의 능력이 임하게 됩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라는 기도는, 십자가의 은혜로 죄 사함 받은 자가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통을 유지하며, 그 용서의 사랑을 세상과 이웃에게 흘려보내겠다는 거룩한 다짐입니다. 오늘도 십자가에서 나를 위해 피 흘리신 그리스도의 완벽한 속죄를 의지하여, 용서받은 자다운 평강과 너그러움으로 살아가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강해 전문(1~196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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