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혜의 속삭임/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 강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8)-중보자 그리스도(1)

by 전가치 2026. 10. 19.
반응형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7장은 하나님께서 타락한 인간에게 은혜 언약을 베푸셨다고 가르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은 누구를 통해 이루어질까요?

그 답이 바로 제8장의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이 때문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순서는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제6장은 인간의 타락과 죄를 보여 주고, 제7장은 죄인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 언약을 설명하며, 제8장은 그 언약을 실제로 성취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합니다.

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 제32문답 역시 은혜 언약에서 하나님께서 한 중보자를 값없이 마련하여 죄인들에게 제공하시고, 그를 통해 생명과 구원을 주신다고 설명합니다.

죄로 인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깨어졌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노력이나 공로로 그 간격을 메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친히 중보자를 세우셨습니다.

놀라운 것은 죄인인 피고인이 자신의 변호인을 찾아 세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재판장이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독생자를 죄인을 위한 중보자로 세우셨습니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복음은 죄인이 하나님께 올라갈 길을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중보자로 세우셔서 죄인에게 내려오신 이야기입니다.


1.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8장 1항

영원 전부터 세우신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은 인간이 타락한 이후 하나님께서 급하게 마련하신 대책이 아닙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하나님께서 영원한 목적 안에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로 선택하고 정하셨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실패한 뒤 등장한 두 번째 계획이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은 하나님의 영원한 뜻 안에 있었습니다.

디모데전서 2장 5절은 이를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

그리스도께서 중보자가 되셔야 했던 이유는 인간의 타락으로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깨어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복음을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사랑이 많으신 예수님께서 진노하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겨우 설득하여 죄인을 구원하신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 하나님의 한 뜻에서 시작됩니다. 성부께서 아들을 보내셨고, 성자께서 기꺼이 중보자의 직분을 맡으셨으며, 성령께서 그리스도의 구원을 우리에게 적용하십니다.

선지자·제사장·왕이신 그리스도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을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이 삼중직입니다.

구약의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예표였습니다.

그리스도는 먼저 선지자이십니다. 선지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에게 전했던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의 뜻을 완전하게 나타내십니다. 더 나아가 요한복음 1장이 가르치듯 그분 자신이 말씀이십니다.

그리스도는 제사장이십니다. 구약의 제사장들이 백성의 죄를 위해 반복하여 제사를 드렸다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단번에 완전한 제물로 드리신 대제사장이십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왕이십니다.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지금도 교회를 다스리시며 마침내 모든 원수를 굴복시키고 영원히 통치하십니다.

선지자로서 우리에게 진리를 가르치시고, 제사장으로서 우리의 죄를 속하시며, 왕으로서 우리를 다스리고 보호하십니다.

교회의 머리이며 만유의 상속자이신 그리스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와 구주, 만유의 상속자와 세상의 심판자라고 고백합니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면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 방향을 결정하시는 분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입니다. 교회는 자신의 목적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공동체가 아니라 머리이신 그리스도께 순종하는 공동체입니다.

동시에 그리스도는 만유의 상속자이십니다.

그리스도의 구원은 개인의 영혼이 구원받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마지막 날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 구속받은 백성뿐 아니라 죄로 인해 깨어진 창조세계까지 하나님의 목적에 따라 새롭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심판자로 다시 오십니다.


2. 참 하나님이며 참 사람이신 중보자|8장 2-3항

왜 중보자는 하나님이면서 사람이어야 하는가?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예수 그리스도를 삼위일체 하나님의 제2위격이시며 참되고 영원하신 하나님, 성부 하나님과 한 본질이며 동등하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합니다.

초대교회는 이 진리를 지키기 위해 오랜 신학적 논쟁을 거쳤습니다.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는 그리스도를 성부와 동등하지 않은 피조물로 이해했던 아리우스의 주장이 배격되었고, 이후 교회는 성자가 참 하나님이심을 분명하게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중보자는 하나님이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때가 차매” 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시간과 공간 속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사람의 몸과 영혼을 취하시고 우리와 동일한 인간의 본성을 가지셨습니다. 다만 죄는 없으셨습니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구원받아야 할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대신하여 율법에 순종하고 인간이 받아야 할 형벌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중보자가 참 사람이셔야 했습니다.

한 인격 안에 두 본성이 연합되다

그렇다면 예수님 안에서 신성과 인성은 어떻게 존재할까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매우 신중하게 설명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는 온전하고 완전하며 서로 구별되는 신성과 인성이라는 두 본성이 한 인격 안에서 분리될 수 없도록 연합되어 있습니다.

이 진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울타리가 451년 칼케돈 공의회의 고백입니다.

그리스도의 두 본성은 혼합 없이, 변화 없이, 분할 없이, 분리 없이 존재합니다.

성자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셨다고 해서 신성을 일부 내려놓으신 것이 아닙니다. 또한 신성이 인성과 결합했다고 해서 그리스도의 인성이 불완전해진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는 완전한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완전한 사람이십니다.

두 본성이 섞여 제3의 새로운 본성이 된 것도 아니고, 예수 안에 신적인 인격과 인간적인 인격이라는 두 인격이 따로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한 분 예수 그리스도 안에 참된 신성과 참된 인성이 구별되면서도 분리되지 않고 연합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중보자로 충분하신 그리스도

그리스도께서는 중보자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성령으로 충만하게 기름 부음을 받으셨습니다.

그 안에는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있으며, 그분은 거룩하고 무죄하며 순결하십니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자신을 드릴 수 있는 완전한 대제사장이십니다.

히브리서는 그리스도를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인이라고 부릅니다. 보증인은 다른 사람이 갚아야 할 빚이나 책임을 대신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죄인이 하나님께 갚아야 할 죄의 빚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때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자리에 서셨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의 구원은 단순히 하나님께서 죄를 눈감아 주신 사건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자리에 서서 우리가 받아야 할 형벌을 담당하신 사건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이시기에 우리를 완전히 구원하실 능력이 있으시며, 사람이시기에 우리의 자리에 서서 우리를 대신하실 수 있는 완전한 중보자이십니다.


3. 중보자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8장 4항

그리스도의 낮아지심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은 서로 분리할 수 없습니다.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바로 그분이 우리의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억지로 중보자의 직분을 맡으신 것이 아니라 기꺼이 이 사명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은 먼저 낮아지심, 곧 비하의 상태에서 나타납니다.

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으로 태어나셨고 율법 아래 놓이셨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아담과 달리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율법에 완전하게 순종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몸소 경험하셨으며 영혼의 극심한 고뇌를 겪으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십자가에서 수치와 고통을 당하시고 죽으셨으며 무덤에 장사되셨습니다.

특히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낮아지심이 절정에 이른 사건입니다.

첫 번째 아담의 불순종으로 죄와 죽음이 들어왔다면, 두 번째 아담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높아지심

그러나 십자가가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의 마지막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셋째 날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은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원 사역이 완전하다는 하나님의 선언이며 죽음의 권세가 패배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동일한 몸으로 하늘에 승천하셨으며 지금 하나님 아버지 우편에 앉아 계십니다.

그리고 지금도 자신의 백성을 위해 중보기도하십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은 과거 십자가에서 끝난 사건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구원을 완성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지금도 살아 계셔서 자신의 백성을 위해 간구하십니다.

다시 오실 왕과 심판자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은 마지막 날 완전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승천하신 예수님께서는 다시 오십니다.

그날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과 천사들을 심판하시며 자신의 백성을 완전한 구원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하나의 큰 흐름이 나타납니다.

성육신 → 율법 아래 나심 → 완전한 순종 → 십자가와 죽음 → 장사됨 → 부활 → 승천 → 하나님 우편에 앉으심 → 중보기도 → 재림과 심판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포함합니다.

과거에는 십자가에서 우리의 구원을 이루셨고, 현재에는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를 위해 중보하시며, 미래에는 다시 오셔서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실 것입니다.


교훈과 적용|완전한 중보자 그리스도를 바라보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8장은 우리에게 분명한 사실을 가르칩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는 자신의 선행이나 종교적 열심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이 사실은 우리의 연약함과 고난 속에서도 큰 위로가 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사람이 되셔서 우리의 연약함과 고통을 경험하셨으며, 지금도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를 위해 간구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고난은 하나님께 버림받았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은 죽음과 마지막 심판 앞에서도 소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를 심판하실 분이 바로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의 구원의 확신은 내가 얼마나 강하게 그리스도를 붙들고 있는가가 아니라, 완전한 중보자 그리스도께서 얼마나 확실하게 나를 붙들고 계시는가에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불완전한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습니다. 참 하나님이며 참 사람이신 완전한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께 달려 있습니다.

참고자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