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요리문답 강해] 제124문: 제5계명의 ‘부모’는 어디까지인가? - 윗사람과 권위의 참된 의미
우리는 그동안 하나님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제1계명부터 제4계명까지의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말씀의 구체적인 실천인 대인 계명, 즉 제5계명부터 제10계명까지의 내용을 하나씩 배워보려 합니다.
그 첫 시작인 제5계명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입니다. 그런데 성경이 말하는 '부모'의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깊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대요리문답 제124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질서의 하나님으로서 우리에게 주신 '부모'의 참된 정의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제124문: 제5계명에서 말하는 ‘부모’는 누구를 의미합니까?
답변: 제5계명에서 말하는 부모는 육신의 부모뿐만이 아니라, 나이가 많거나 뛰어난 은사가 있는 모든 사람과, 특히 가정과 교회와 국가에서 하나님의 규례를 따라 우리에게 권위를 행사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잠 23:22, 25, 엡 6:1∼2, 딤전 5:1∼2, 창 4:20∼22, 잠 14:8, 왕하 5:13, 2:12, 11:14, 갈 4:19, 사 49:23)
1. 가장 먼저, 그리고 기본: 육신의 부모
제5계명이 가리키는 일차적이고 가장 핵심적인 대상은 바로 우리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육신의 부모님입니다.
- 성경은 부모를 기쁘게 하고 늙은 부모를 경히 여기지 말라고 분명하게 명합니다(잠 23:22, 25).
- 육신의 부모는 가정 안에서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자녀를 양육할 권위와 책임을 부여받은 존재입니다. 따라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이웃 사랑의 출발점이자 모든 인간관계 질서의 기초가 됩니다.
2. 인생의 깊이를 가진 자: 나이가 많은 사람
대요리문답은 육신의 부모를 넘어 연장자, 즉 나이가 많은 분들 역시 계명이 말하는 부모의 범주에 포함합니다.
- 사도 바울은 젊은 디모데에게 사역할 때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아버지에게 하듯 하며... 늙은 여자에게는 어머니에게 하듯 하라"(딤전 5:1-2)고 권면했습니다.
- 나이가 많다는 것은 삶의 지혜와 경험이 축적되었다는 뜻이며, 성경은 이들의 연륜을 존중하고 윗사람으로 대접하는 것을 마땅한 신앙적 태도로 가르칩니다.
3. 보편적 유익을 주는 자: 뛰어난 은사가 있는 모든 사람
조금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성경은 특별하고 뛰어난 은사를 가짐으로써 사회에 공헌하고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자들도 윗사람(부모)의 성격으로 봅니다.
- 창세기 4장에서는 장막에 거하며 가축을 치는 자의 조상(야발), 수금과 퉁소를 잡는 모든 자의 조상(유발), 구리와 쇠로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드는 자(두발가인)를 언급합니다(창 4:20-22). 여기서 '조상(Father)'이라는 표현은 한 분야의 선구자나 탁월한 은사자를 뜻합니다.
- 또한, 요셉은 애굽의 총리가 된 후 자신을 "바로에게 아버지가 되게 하시고 그 온 집의 주가 되게 하셨다"(창 45:8)고 고백합니다. 이처럼 뛰어난 은사로 공동체를 살리고 유익을 주는 이들을 향한 존중 역시 제5계명의 정신입니다.
4. 세 가지 영역의 권위: 가정, 교회, 국가의 지도자들
마지막으로 대요리문답이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대상은 하나님의 규례를 따라 우리에게 합법적인 권위를 행사하는 다양한 영역의 지도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세 가지 대표적인 기관에 권위를 위임하셨습니다.
- 가정의 권위: 육신의 부모뿐만 아니라 가장이나 가속을 돌보는 이들을 의미합니다. (나아만 장군의 종들이 그를 향해 "내 아버지여"라고 부른 것처럼 말입니다 - 왕하 5:13)
- 교회의 권위: 영적인 부모로서 성도들의 영혼을 말씀과 기도로 양육하는 목회자와 영적 지도자들을 뜻합니다. 엘리사는 스승 엘리야를 향해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라 외쳤고, 사도 바울 역시 복음으로 낳은 성도들을 향해 아비의 심정을 토로했습니다(왕하 2:12, 갈 4:19).
- 국가의 권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세워진 위정자와 통치자들입니다. 성경은 왕들을 일컬어 교회의 "양육하는 아버지가 될 것"(사 49:23)이라고 예언하기도 했습니다.
[교훈과 적용] 권위를 잃어버린 시대, 성도가 기억해야 할 것
- 모든 권위의 원천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부모님을 공경하고, 연장자를 존중하며, 교회와 국가의 지도자에게 순종하는 이유는 그 사람 개인의 훌륭함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을 그 자리에 세우시고 권위를 부여하신 '하나님의 규례'를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권위를 무시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께 반역하는 것과 같습니다.
- 질서를 기뻐하시는 하나님을 닮아갑니다: 오늘날 이 세상은 권위주의에 반발하다 못해 모든 권위 자체를 해체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성도는 가정과 교회, 사회 속에서 하나님이 세워두신 창조적 질서와 권위를 인정하며, 겸손히 존중과 공경의 태도를 나타내야 합니다.
✝️ 기독교 신앙을 구체적이고 균형있게 설명하는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1~196문 강해 →